아주스토리 총 2879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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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위에 핀 간호
집중 치료실 간호사로 환자들과 울고 웃으며 보낸 시간들이 벌써 15년이 되어간다. 그간의 기억들을 되짚어 보니 그동안 만났던 환자들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간호사들이 밤새 일하는 것을 너무 안쓰러워하시며 빨리 자라고 걱정해주시던 환자, 손발을 닦아주는 간호사에게 속살 보이는 게 창피해서 자꾸 가리려고 하시던 수줍은 할머니, 나이도 어린 게 자꾸 「OOO님」하고 이름 부른다며 역정 내시던 할아버지, 불안한 마음에 간호사의 잡은 손을 놓지 못하던 환자, 섬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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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과 나병 또는 한센병 - 당신들의 천국
1,200명 정도가 있고 나머지는 재가 환자이고 80%가 60대 이상이다. 활동성 환자는 332명이라고 한다. 새로운 환자 발생은 한 해 약 10명 내외이다. 한센병이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한센병이라고 진단하지 말고 6개월 후 다시 진찰하거나 또는 다른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 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아직까지 한국에서 한센병 진단은 환자 본인에게 엄청난 충격과 사회적 격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질환이라고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성실히 충고하고 있다. 맞는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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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복강경수술의 선두주자, 외과 한상욱 교수
아침부터 내린 함박눈은 교정에 높게 자란 소나무 가지 위에 눈꽃을 활짝 피웠다. 몇 년 만에 찾아 온 한파는 세상을 꽁꽁 얼려버렸지만 손 등에 떨어지는 하얀 눈송이는 가슴 한 편을 따뜻하게 한다. 아마도 넉넉한 미소와 중저음의 온화한 음성을 지닌 외과 한상욱 교수를 만나러 가는 길이기 때문이리라. 위암은 우리나라 암 발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질병이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음식문화가 위암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암이란 무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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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검출 CT로 심장영상의학의 신세기를 열다
영상의학과에 온 환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움직이지 마세요」와 「숨 참으세요」다. 이유는 사진을 촬영하는 동안 움직임이 없어야 좋은 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장은 사람의 의지로 움직임을 멈출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심장, 특히 관상동맥은 CT로 촬영하기 어려워 관상동맥 조영검사를 받기 위해 입원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다중절편 CT가 도입되면서 현재는 입원할 필요없이 5분 안에 간단히 검사를 받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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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하루하루가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중환자실, 특히 의식이 없거나 정신이 혼미한 환자가 대부분인 신경계 중환자실에서 환자와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일까? 특히 보호자는 의료진에게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존재다. 4년 전쯤 처음 입원한 아이는 선천성 두개골 기형으로 두개골 성형술을 받은 아이였다. 선천적으로 심장과 폐도 좋지 않던 아이는 수술 후 호흡기 치료를 받기 위해 중환자실에 오게 되었다. 아이의 엄마는 아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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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곁에서 - 옥스포드 임상 핸드북
병명을 받았지요. 흔하지 않은, 사망률이 거의 100%에 다가가는 병명을 찾아내 주고 나는 그를 다른 의사에게 보냈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직시하게 해 주고 그의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정리하게 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그 병에 전문가가 아니라는 핑계를 대어서 혹 그가 1%의 가능성으로라도 살지 모르니 운명에 맡겨보자 하고 달아난 게지요. 나는 현명한 다른 의사가 그에게 병명을 고지하고 사실은 살 가능성이 얼마 없고 남은 시간이 한 달도 안 된다는 것을 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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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중외상환자 치료 위해 달리는 이국종 교수
최근 정부에서는 중증외상특성화센터를 지정하여 운영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의 중증외상 환자의 사망률은 약 33%로 미국이나 의료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으며, 외상외과 전문의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주대학교병원은 2010년 4월 중증외상특성화센터로 지정받아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중증외상특성화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국종 교수에게 중증외상환자의 실태와 중증외상특성화센터의 운영에 대해 들어봤다. 중증외상환자란 어떤 환자인가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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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행복을 찾은 그 분
아직 노란 은행잎이 바람에 날려 제법 가을의 운치를 느낄 수 있었는데, 갑자기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에 늦가을의 정취는 어느새 사라지는 듯하다. 「따르릉, 따르릉」, 「안녕하십니까? 5ICU 이희정 간호사입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어오는 가느다란 음성 「안녕하세요. 저 고OO 환자 인데 저 기억하시겠어요?」 짧은 대화로 서로 안부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많은 여운이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2년 전 갑작스런 호흡곤란으로 5ICU에 입원했던 환자였다. 입원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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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인은 (현)미경
병리학이란 질병의 생체형태 및 기능상의 변화를 맨눈 또는 현미경으로 관찰함으로서 질병을 분류하고 질병 발생의 원인 및 발병기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의과대학 재학 중 병리학을 접하면서 내가 의사가 되는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느낀 첫 학문이고, 임상의사의 자질이 없다고 판단하고 기초의학에 흥미를 가진 내가 제일 관심을 가졌던 학문이다. 그렇게 생각하여 선택한 병리학은 전공의 4년, 전문의 10여 년을 지내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과 사뭇 달랐다. 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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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말라 스러지다 - 콜레라
무서운 현재 진행형이다. 적절한 수액치료로 사망률을 1% 미만까지 줄일 수 있지만 간단한 수액치료조차 할 수 없는 곳, 인간의 생존 조건인 물이 안전하지 않은 곳에서는 언제나 가장 짧은 시간에 생명을 앗아간다. 오래 전에 알려졌고 지금도 어떤 곳에서는 생명을 위협하지만 이제 우리에겐 조금은 멀게 느껴지는 감염병, 콜레라. 나는 영화 한 편을 보면서 잠시 그 병을 돌이켜보았다. ※ 위 글에 소개된 도서는 아주대학교의료원 의학문헌정보센터에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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