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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닉 스토리] 복막암센터, 소외당하는 복막암 환자를 위한 최상의 의료 드림팀

 

 

지난 3월 아주대학교병원은 복막암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암센터 산하 복막암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그동안 다른 암 환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온 복막암 환자들을 위한 값진 도전이다. 불모지 같은 국내 복막암 분야의 선구자가 되어 치료 개척에 앞장서고 있는 열혈 의사들을 만났다.

 


복막암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복막암이라고 하면 낯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복막암 환자의 발생률은 연간 1만5천 명으로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생 비율이 낮아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의학드라마 중 손꼽히는 명작인 <하얀 거탑>의 주인공 천재 의사 장준혁(김명민)의 병이라고 말하면 ‘아~ 그 병’ 하며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여럿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김명민의 인생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지만, 수술대 위에 오른 천재 의사 장준혁에게 수술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던 무서운 병으로 다들 기억하고 있다. 실제 복막암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데다 예후가 좋지 않다는 평이다.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과거에는 아예 수술을 안 했을 정도라고. 현재도 수술을 통한 제거보다는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만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주대학교병원 복막암센터의 센터장을 맡은 산부인과 부인종양전문의 장석준 교수는 “복막암은 치료에 최적화된 시스템이 갖춰진 병원과 치료에 강한 의지가 있는 의사를 만나면 환자 생존율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병”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그동안 국내에 복막암센터가 제대로 갖춰진 경우가 드물다 보니 복막암 환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에서 소외당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새롭게 시작하는 아주대학교병원 복막암센터는 복막 전이로 힘든 투병을 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최적화된 치료를 제공하고, 복막암 치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혔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의료진과의 협업 그리고 하이펙 치료


국내에서 복막암의 악명이 높은 것에 비해 소홀하게 다뤄졌던 이유는 병의 특성 때문이다. 복막이란 복벽 안쪽과 복강 내 여러 장기를 둘러싼 미끈하고 투명한 막을 말한다. 복막암은 그 막에 암이 생긴 것으로, 복막 자체에서 암이 발생하는 원발성 복막암이나 복막중피종은 많지 않다. 그보다 위암, 췌장암, 담도암, 소장암, 대장암, 난소암, 난관암, 충수돌기암 등이 복막으로 전이해 발생하는 이차성 복막암이 대부분이다. 난소와 충수돌기의 점액성 종양이 파열되어 발생하는 복막가성점액종도 넓은 의미에서 복막암에 해당한다. 복막은 이처럼 다양한 장기 상태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복막암을 효과적으로 발견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여러 진료과와의 협진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주대학교병원 복막암센터는 종양혈액내과 4명, 대장항문외과 3명, 위장관외과 3명, 산부인과 5명 등 총 4개과 15명의 전문의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각과 전문 의료진들의 참여로 복막암 초기에 적극적인 수술을 시행하여 빠르고 효과적인 대처 및 치료가 가능합니다.”


수술과 함께 복막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치료는 복강내온열항암화학요법(하이펙, HIPEC; Hyperthermic Intraperitoneal Chemotherapy)이다. 복강 내에 항암제를 섞은 41~42℃의 뜨거운 물 2~3ℓ를 90분 정도 관을 통해 순환시키는 방법이다. 현재까지 대장암, 난소암, 복막가성점액종, 복막중피종 관련 환자들에게 시행할 때 생존율이 향상된다고 밝혀졌으나, 국내에서는 대장암과 난소암에서만 시술이 허가돼 있다.

 

 

“복막에는 아주 미세한 혈관들이 두루 퍼져 있습니다. 그 때문에 주사로 투여하는 항암제는 복막암까지 도달하는 양이 상당히 적어 치료 효과가 떨어집니다. 반면 하이펙 치료는 복강 내로 항암제를 흘려보내 암세포에 치료제가 직접 닿을 수 있고, 열이 암세포를 죽이는 동시에 항암제의 효과를 증폭시켜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하이펙 치료에 필요한 장비는 아주대학교병원을 비롯한 대형 병원 20여 곳에만 갖춰져 있다.


복막암센터의 출범은 아주대학교병원의 새로운 도전이다.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생명을 살리기 위한 값진 이 도전이 많은 복막암 환자들에게 삶의 희망이 되어줄 것이다.

 

<복막암센터 의료진>

종양혈액내과 강석윤·이현우·안미선·최용원 교수

대장항문외과 서광욱·오승엽·정진옥 교수

위장관외과 한상욱·허훈·손상용 교수

산부인과 유희석·장석준(복막암센터장)·백지흠·공태욱·손주혁 교수

 

 

 

 

 

 

 

[인터뷰-장석준 복막암센터장] 복막암 치료법의 표준을 제시할 수 있는 복막암센터를 꿈꾼다

 

 

복막암은 복막으로 둘러싸인 장기에서 발생한 암이 복막에 전이되는 이차성 복막암이 대부분이다. 발생 부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조기진단과 치료는커녕 예방조차 어렵다. 1년에 30명가량 발병 환자가 보고되는 복막중피종과 같은 희귀 케이스도 간혹 발생한다. 그만큼 대처하기가 까다로워 복막암센터 장석준 센터장의 계획이 더욱 궁금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밝은 표정과 목소리로 복막암센터가 그려낼 앞으로의 활약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복막암 치료를 위한 최적의 시스템


부인암센터장으로 재직 중인 산부인과 부인종양전문의 장석준 교수는 이번 봄에 신설된 복막암센터장도 겸임하고 있다. 새로운 암센터 개설로 그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병원과 주변 교수들을 설득하며 복막암센터를 탄생시킨 일등 공신이 바로 그다.


장석준 센터장에게 복막암 도전은 지난 10년간 이뤄내고 싶은 숙원사업이었다. 2008년 그는 19살의 난소암 환자를 담당했다. 수술을 통해 복막중피종으로 최종 판명된 환자를 살리기 위해 복막에 퍼진 암을 최대한 떼어냈지만, 안타깝게도 환자는 수술한 지 1년 반 만에 운명했다.


“조금 더 빨리 발견할 수 있었더라면, 다른 치료법이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눈앞에 환자를 두고도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현실이 몹시 안타깝고 답답했어요. 그래서 맹세했습니다. 이 병은 이런 식으로 치료하지 않겠다고, 꼭 치료해내겠다고 말입니다.”


그는 이후 미국으로 떠난 연수에서 복강내온열항암화학요법(하이펙)을 접하게 됐다. 귀국하여 복막암 환자에 종양감축수술로 최대한 종양을 제거한 후 실시한 하이펙 요법은 생존율 향상에 큰 효과가 있었다.


“하이펙 요법은 항암제가 섞인 뜨거운 물이 배 속을 순환하면서 세포를 투과하며 직접 항암제를 전달하는 만큼 효과가 큽니다. 대신 그 효과를 제대로 얻기 위해서는 종양감축수술이 중요합니다. 종양이 두꺼우면 침투가 어렵기 때문에 종양 지름 2.5~3mm 미만이 되도록 최대한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한 겁니다. 한 번의 수술이 7~10시간 이상 진행되는 매우 어려운 수술이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실력 있는 의료진이 필수입니다.”


아주대학교병원은 복막암 치료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뛰어난 의료진과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장시간 수술로 인해 떨어지는 수익성을 따지지 않고 환자 치료를 중시하는 병원의 의지도 충분했다. 모든 여건이 갖춰진 상황에서 복막암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하는 강한 열정이 더해져 아주대학교병원의 복막암센터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의사와 환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치료의 길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약 1만5천여 명의 복막암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5천여 명은 적극적인 수술과 복강내 하이펙 시술을 통해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합병증을 고려해 18~19세 이상 70세 미만이라는 연령 제한을 두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대장암과 난소암에서만 하이펙 시술 적용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하이펙은 위암, 간담도암, 상부위장관암 환자를 제외한 나머지 복막암 모두에 이론상 도움이 되는 치료 요법입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희귀 복막암인 가성점액종과 복막중피종의 경우에 종양감축수술과 하이펙 시술이 생존기간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키는 치료로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암에서만 치료가 허용되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해당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어요. 저와 국립암센터,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사전승인제도를 통해 계속 허가를 신청하고 있지만, 증거가 부족하다는 답변을 받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희귀암이기 때문에 임상시험을 통한 전향적 연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인데도 말입니다.”


좋은 치료법이 있는데도 치료를 적용할 수 없는 현실의 벽. 그러나 장석준 센터장은 10년 전의 일을 되새기며 “이러한 현실이기 때문에 더욱 복막암센터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앞으로 복막암센터는 신약을 통한 임상시험과 표적 치료제 등을 사용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복막 전이로 힘든 투병을 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많은 환자가 아주대학교병원 복막암센터를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최선을 다해 더 많은 환자분을 치료하고, 그 데이터를 통해 치료법을 인정받아 더 많은 복막암 환자들을 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복막암 치료의 표준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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