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소중한 만남, 궁금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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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실력이라는 창과 마음이라는 방패로

 


심장과 대동맥 등의 큰 혈관들을 진료하는 김도정 교수는 주로 관상동맥질환, 판막질환, 대동맥질환과 함께 말초혈관질환을 진료한다.
대표적인 관상동맥질환은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생기는 허혈성 심장질환이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좁아진 부위에 스텐트(금속망으로 만든 인조혈관)를 써서 확장시키는 관상동맥중재술을 비롯해 약물치료, 수술치료 등을 진행한다.


판막질환은 판막이 두꺼워지면서 좁아지는 협착증과 늘어나거나 제대로 닫히질 않아 역류가 발생하는 경우로 승모판막, 대동맥판막, 삼첨판막 수술이 가장 많이 이뤄진다. 이 중 퇴행성 대동맥판막 협착증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무봉합으로 하는 대동맥판막치환술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주로 심각한 판막 석회화나 고령 등으로 수술 위험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표준 치료법인 대동맥판막치환술은 인공심폐기를 사용해 심장을 멈춘 상태에서 대동맥을 절개하고 본래의 대동맥판막을 제거한 후, 인공판막을 넣고 실로 직접 꿰매는 수술입니다. 반면 무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Sutureless AVR)은 환자의 체온에 반응해 저절로 펴지면서 고정되기 때문에 일일이 실로 꿰매지 않아 심정지 시간을 약 30분 정도 줄여, 수술의 위험도를 낮추고 합병증의 발생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김도정 교수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대동맥질환이다. 대동맥이 늘어나는 대동맥류와 대동맥의 내막이 찢어지는 대동맥박리 등이 있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온몸으로 공급하는 가장 큰 혈관이며, 대동맥이 박리되거나 파열되면 환자는 수 분 내 길어도 약 1시간 이내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성이 높은 응급질환이다. 대동맥 치료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기 때문에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이 제한되어 있다. 아주대학교병원은 다른 지역의 의료기관에서 대동맥 관련 응급환자를 의뢰할 경우 이를 모두 받아 신속히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생명과 연결된 심장과 혈관질환


김도정 교수는 관상동맥질환이나 판막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흉부외과를 바로 찾는 일은 드물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환자가 순환기내과를 거쳐 흉부외과로 찾아오기 때문이다. 관상동맥질환의 경우 흉통과 방사통이 있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으로 많이 내원하며, 판막질환은 숨이 차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부종 등의 증상으로 내원한다. 이러한 증상을 가진 환자 대부분이 순환기내과를 찾아 심장초음파나 관상동맥 조영술 등의 검사를 받고, 이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면 흉부외과를 다시 찾는다.


반면 대동맥류는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건강검진 등으로 가슴이나 복부 CT를 찍었을 때 늘어난 혈관을 발견하고 찾아오는 것이다.


“대동맥박리가 발생하거나 대동맥류가 늘어나거나 터지는 경우, 혹은 파열 직전까지 이른 경우 통증이 매우 심하게 나타납니다. 대동맥박리가 일어난 경우 위치에 따라 가슴이나 등, 배와 같은 곳에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는 “혈관이 늘어난 것만으로는 증상이 없어 질병을 예측하기가 힘들어요”라며 “파열 직전에야 비로소 복통이나 기타 여러 통증이 나타납니다”라고 설명한다.

 

 


응급수술 많지만 보람은 두 배


김도정 교수는 학창 시절만 해도 흉부외과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런 그가 인턴 과정에서 역동적인 대동맥 수술실을 경험하면서 흉부외과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대동맥박리와 대동맥류 등 밤낮없이 수술하시는 교수님의 모습과 사망에 이를수도 있는 환자가 무사히 퇴원 하는 것을 보면서, 흉부외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환자를 살리고자 하는 열정, 빠른 판단력과 독보적 수술 실력을 가진 교수님을 떠올리면 항상 좋은 자극이 됩니다.”


김도정 교수는 지난해 100건 이상의 심장 및 대동맥 수술을 진행했다. 심장 및 대동맥질환의 경우 대개 수술 시간이 4시간 이상 걸린다. 잦은 응급수술과 긴 수술 시간으로 체력적 한계에 부딪힐 법도 한데,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며 환하게 웃는다. 하지만 그런 그도 새벽에 응급실로 실려 온 환자를 밤새워 수술하고 다음 날 바로 오전 진료를 볼 때는 다소 힘이 부친다. 하지만 환자가 회복해서 퇴원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새삼 보람을 느낀다.


“대동맥질환은 상태가 위중한 환자를 응급으로 수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환자들이 수술 후 잘 회복해서 일반 병실로 이동하거나 퇴원하는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합니다. 수술받은 환자와 보호자가 찾아와서 ‘선생님 덕분에 살았다’라며 고마워하시고, 회복 과정에서 고생한 환자가 무사히 퇴원해 외래진료를 받으러 오실 때면 제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반면 안타까울 때도 있다. 급성심근경색이나 대동맥박리 환자들이 긴급히 수술을 받은 후 경제적 이유나 여러 상황으로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조금만 더 치료하면 좋아질 가능성이 많은데, 보호자가 포기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뛰어난 실력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의사


흉부외과는 지원자가 적어서 전국적으로 1년에 약 20명의 전공의가 배출된다. 관상동맥, 판막질환, 대동맥질환의 수는 점차 늘고 있어 전문성을 갖춘 흉부외과 의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전공으로 흉부외과를 선택하는 이가 많지 않아 갈수록 인력난에 처하게 될 전망이다. 한때 수술을 하는 의사라고 하면 남자 의사만 떠올리던 시절도 있었다. 예전부터 여성 외과의사는 많지 않았고, 상황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흉부외과 여의사회의 회원 수는 100여 명으로, 최근에는 흉부외과 내에서 여의사 비율이 조금씩 늘고 있다. 김도정 교수는 “흉부외과 수술은 섬세함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여의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흉부외과 의사는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실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주 전문적인 지식을 갖춰야 정확하게 진료하고 환자가 궁금해하는 부분도 해결해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관련 질환이 발생했을 때 저를 믿고 따라올 수 있도록 충분한 실력을 갖추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도정 교수는 환자는 물론, 동료와 선후배 의사들에게도 그런 믿음을 심어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환자를 내 가족처럼 생각하고 진료하는 따뜻한 마음도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면, 전공의 훈련 과정 전에 심장을 만져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관상동맥 수술의 대가로 잘 알려진 교수님께서 ‘심장의 따뜻함을 잊지 마라’라고 말씀하셨어요. 환자를 내 가족처럼 생각하는 그분의 마음과 자세가 기억에 남았고, 제게도 큰 영향을 줬습니다. 그 말을 기억하며 환자를 살리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력을 갖추고 따뜻한 마음을 품을 수 있는 의사. 그것이 바로 김도정 교수가 생각하는 좋은 의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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