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소중한 만남, 궁금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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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진정성 있는 태도와 최선의 치료로 환자에게 희망을 전하다

 

 

대학병원을 처음 찾는 환자는 치료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 쉽다. 대체로 많은 환자가 잔뜩 긴장한 채로 진료실의 문을 두드린다. 심한 경우 들어오자마자 우는 환자도 있고, 간혹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과정에서 의사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쌓인 채 찾는 이들도 있다. 윤정한 교수는 환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건네며 편안하게 분위기를 이끈다.


“의학적 지식을 늘어놓기보다는 환자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와 궁금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진료하려 노력합니다. 누군가는 정확한 진단을 원하고, 어떤 환자는 새로운 치료에 대해 알고 싶어 하고, 때로는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주길 바라는 분도 있으니까요.”

 

윤정한 교수가 환자 눈높이에 맞춰 소통하려 애쓰는 이유다.


다양한 가능성 탐구하기 위해 신경과 선택
윤정한 교수는 특정 신체 부위에 한정하지 않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 전반의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껴 신경과를 전공으로 선택했다. 문제와 답이 정해져 있는 증상과는 달리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 채 원인을 찾고 탐구해야 한다는 점에도 흥미를 느꼈다.


“신경과 질환은 증상의 원인이 다양하고 신체 어디에서나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환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료해야 합니다. 열린 생각과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심이 필요한 진료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경과 질환 중 윤정한 교수가 주로 진료하는 분야는 이상운동증이다. 신체 어느 부위에서든 원하지 않는 움직임, 즉 움직이고 싶지 않은데 움직이거나 반대로 움직임이 느려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상운동증에는 파킨슨병을 비롯해 머리나 손을 떠는 수전증, 사경을 비롯한 근긴장이상증, 반측안면경련 등이 포함된다. 이 중 윤정한 교수가 가장 많이 다루는 질환은 파킨슨병이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유병율이 높다. 그래서인지 파킨슨병을 치매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알츠하이머 치매는 기억력이 떨어지고, 파킨슨병은 동작이 느려진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질환이다. 또한 파킨슨병은 도파민 부족으로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를 받고 증상이 호전되며 충분히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제대로 걷지 못하거나 손이 떨리는 증상 등이 주로 나타납니다. 신경과를 방문하는 환자의 경우, 이런 증상을 가진 분들이 꽤 많은데, 그렇다고 해서 모두 파킨슨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서 우선 증상의 원인을 찾아서 진단하고,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물과 수술 치료로 환자 삶의 질 향상
최근 윤정한 교수는 파킨슨병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수술적 치료(뇌심부자극술)에 주목하고 있다. 뇌 기저부의 이상 부분에 전극을 삽입하고, 이를 통해 전기 자극을 주어 이상신경회로를 조절함으로써 증상을 호전시키는 방법이다. 뇌심부자극술은 파킨슨병 외에도 본태성 떨림,근긴장이상증, 강박성 장애, 우울증 등에도 효과를 보여 점점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지금은 수술적 치료가 널리 알려졌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파킨슨병에 왜 뇌수술이 필요해요?”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파킨슨병은 60대 초반에 주로 발병하는데, 처음 5~8년간은 약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는 약에 대한 반응이 점점 짧아져 환자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루에 한두 번 먹던 약을 5년쯤 후에는 여덟 번씩 먹어야 하거든요. 이런 경우 전기 자극을 통해 뇌의 비정상적인 신호를 차단하여 약물 용량을 80% 가량 줄이고, 증상이 호전되는 등 삶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적 치료가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일례로 파킨슨증후군은 수술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의사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를 적절히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윤정한 교수는 뇌심부자극술을 받은 후 새로운 일을 찾고 일상생활로 복귀한 50대 환자의 사례를 덧붙였다. 

“손을 심하게 떨어서 직장에서 해고된 남성 환자가 찾아오셨습니다. 나이도 많지 않은데 상황이 너무 안쓰럽고 절망적이라며 부인이 펑펑 우시더군요. 약물이 전혀 듣지 않아 뇌심부자극술을 권유했습니다. 이후 약물을 완전히 끊고 새로운 일을 찾아 순조롭게 일상생활로 복귀하셨어요. 이럴 때 마치 진흙 속의 진주를 발견한 것처럼 의사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모든 병이 그렇듯 좋은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조기 진단이다. 파킨슨병 역시 전구 증상을 미리 발견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정한 교수도 발병 전 치료와 관리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걸음이 느려지고 떨리는 것 등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파킨슨병의 증상이지만 이때는 이미 도파민 세포가 50% 이상 소실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런 운동 증상이 발현되기 10년 전부터 냄새를 못 맡거나 변비, 수면 중 생생한 꿈을 꾸면서 소리를 지르는 렘수면 행동장애 등의 비운동 증상이 나타난다. 윤정한 교수는 “이러한 증상이 보이면 파킨슨 위험이 높으므로 꼭 신경과를 방문하라”고 조언한다.


단단한 신뢰관계 속 진심을 담은 진료
아주대학교병원은 지난 2016년부터 파킨슨센터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윤정한 교수는 파킨슨센터를 이끄는 한 축으로 파킨슨병을 포함한 이상운동질환의 초기 진단과 약물 및 보톡스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수술적 치료를 위주로 하는 신경외과 안영환 교수와 함께 주기적으로 환자의 치료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치료에 대해 논의하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치료법을 갖춰나가고 있다. 아울러 대중에게 파킨슨병을 제대로 알리고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윤정한 교수는 진정성 있는 의사로서 환자와 동료 앞에 당당히 서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한다.


“모든 관계가 그렇듯 의사와 환자 사이에도 신뢰관계가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를 위해 노력하는 의사의 진심 어린 마음이 잘 전달되어야 할 것입니다. 의사도 진료 과정에서 환자의 진정성을 눈여겨봅니다. 치료에 대한 환자의 의지가 높으면 의사도 돕고 싶은 마음이 커지게 마련입니다.”


의사와 환자 간에 쌓인 돈독한 신뢰가 치료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의사는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환자에게 희망을 준다. 윤정한 교수는 “환자에게 공허한 울림이 아닌 현실에 발 디딘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한다. 새로운 약물과 수술적 치료 등 가장 좋은 치료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환자와 의사가 진정성과 희망을 바탕으로 함께 치료해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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