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소중한 만남, 궁금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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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환자와의 교감에 집중합니다. 소화기내과 김순선 교수

 

 

 


 

 

질병이 아닌 환자를 치료하는 것
환자들이 좋아하는 의사는 어떤 의사일까? 대한의사협회 조사에 따르면 환자들은 ‘설명을 잘해주는 의사’를 가장 선호한다고 한다. 소화기내과 김순선 교수는 환자들에게 ‘잔소리로 비칠까 봐 걱정할 만큼’ 자세히 설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환자를 위해 교육이나 주의사항을 알려주다 보면 설명이 길어지곤 합니다. 저는 가급적이면 자세히 설명해서 환자에게 치료에 대한 선택지를 주려고 해요. 가장 나은 치료 방법을 ‘티 나게’ 꼼꼼히 설명해서 환자들이 선택하도록 이끌고 있긴 하지만요.” 김순선 교수는 특유의 조용한 목소리와 눈웃음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밝혔다. 의사가 판단하기에 좋은 치료 방법이라고 해도 환자 상황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고가의 치료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환자가 원하지 않으면 시행할 수 없고, 간이식 수술이 필요하지만 공여자를 찾지 못하면 수술이 불가능하다. 나이와 환경, 직업, 가족관계 등 환자를 둘러싼 모든 상황을 고려해야 최적의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환자에게 결정권을 맡기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여러 치료 방법을 제시해 환자가 그중에서 선택하는 방식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환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 있겠다고 판단했어요. 의사로서 우선 권하는 치료 방법을 알려주고, 환자가 그 방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또 다른 방법을 권하는 방식이 더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그래서 지금은 제가 생각하는 치료를 우선순위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환자와의 소통을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하는 김순선 교수는 환자와의 교감을 고민하는, 환자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의사다.

 

 

 

 

오랜 시간 신뢰로 치료한다는 보람
김순선 교수는 어릴 때부터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중 ‘의사’라는 직업에 이끌려 의과대학에 진학했고, 환자와의 교감이 중요한 소화기내과에 관심을 두었다. 간질환은 몇 번의 치료로 낫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의사와 환자가 교감하며 진료해야 한다. 김순선 교수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소화기내과에서 간질환을 전공하기로 마음먹게 됐다. “간질환은 치료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거의 평생을 진료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만큼 환자와 의사 사이 신뢰가 매우 중요하고 세심한 돌봄이 필요한 질환이기도 합니다.” 김순선 교수는 특히 B형간염 환자들을 진료할 때 안타까움을 많이 느낀다. B형간염 환자 중에는 본인 때문에 자녀나 다른 가족이 병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에서 동료에게 전염시킬까 봐 심리적으로도 매우 위축된 상태다.
“B형간염은 혈액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직장생활이나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당할까 봐 겁먹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가족의 경우 면도기나 손톱깎이를 같이 사용하지 않는 정도로만 주의해도 충분한데 말이죠.” 김순선 교수는 간염 예방을 위해서 평소 건강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A·B형간염 항체가 있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병원을 찾는 환자 대부분이 항체 여부는 물론 본인이 백신을 맞았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A형간염이 갑자기 유행했는데 오염된 조개젓 때문이었다.
만약 자신에게 A형간염 항체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미리 백신을 맞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혈액검사 결과에서 간수치가 높게 나올 때 A형간염과 B형간염 항체가 있는 경우에는 다른 간질환을 점검해볼 수 있어서 치료효과 또한 높일 수 있다.

 

 

 

 

함께 일하는 의료진 덕분에 든든한 환자 진료
김순선 교수는 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몸에 해로운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기보다 간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음주나 흡연을 피하는 것이 간 건강에 도움이 돼요. 만약 간염이나 간경화를 앓고 있다면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여름에 회나 해산물을 피하는 게 좋고요. 평소에 싱겁게 먹는 습관도 들이셔야 해요.” 우리나라 간경변증 환자의 발병 원인은 약 70%가 만성 B형간염이고, 10~15%는 만성 C형간염이다. 나머지 10~15% 정도가 과도한 알코올 섭취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김순선 교수는 만성 B형간염, C형간염이 있는 환자들은 간암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암 발생 감시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아주대학교병원에는 ‘인체유전체자원센터’가 있어요. 혈액과 조직 등 단순한 인체유래물이 아닌 임상 데이터와 역학 정보, 영상 정보, 유전 정보 등 다양한 정보가 통합된 인체유전체 자원들을 수집해둔 곳이에요. 이곳에는 간질환 환자 데이터도 풍부해서 연구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죠.” 김순선 교수는 이 모든 성과에 간센터가 든든한 바탕이 되었다며 소속 교수로서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아주대학교병원 간센터는 소화기내과, 간이식 및 간담도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과 간암 및 간이식 코디네이터로 구성된 ‘팀’입니다. 간센터는 그동안 2,500례 이상의 간절제술, 600례의 간이식 시행을 비롯하여 간암 치료법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경동맥 화학색전술, 간동맥내 항암주입요법, 표적치료제 등 간암 환자의 생존율 및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치료를 꾸준히 시행해왔습니다. 최근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수술사망률 평가에서 간암 사망률 1.2%로 뛰어난 수술 실력을 증명했지요. 뛰어난 의료진이 있기에 간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환자분들에게도 자신 있게 치료를 권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순선 교수는 간질환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도 하고, 치료효과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간질환의 원인이 알코올이라면 가장 먼저 금주를 한 상태에서 그에 맞게 치료를 시작해야 하고, 비만의 영향이 크면 체중부터 줄여야 효과가 높다. 최근에는 식습관 때문인지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체지방을 낮추고 저탄수화물식과 같은 식생활을 하는 것이 예방법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김순선 교수는 ‘바이오마커(Biomarker)’에 대한 관심이 크다. 특히 ‘혈액 바이오마커’란 혈액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로, 혈액검사만으로도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거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 현재 간질환 환자의 치료효과와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간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복부초음파와 간암표지자(알파태아단백) 검사의 간암 진단율은 약 70%로 미진하다. 바이오마커 연구가 가시적 성과를 낸다면, 간암을 혈액으로 조기에 진단해 근치적 치료를 받을 기회를 늘릴 수 있고 이로써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환자에게 힘이 되는 의사로 남고 싶어
“예전에는 어른들이 꽃구경 간다고 좋아하시면 이해하지 못했는데, 저도 어느샌가 꽃구경이 좋아지더라고요. 가족과 함께 꽃향기를 마시거나 풀 냄새를 맡는 시간 자체가 힐링이 되거든요. 그래서 가족과 캠핑을 가거나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김순선 교수는 스트레스가 쌓이고 체력이 떨어지면 진료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족과의 나들이 외에도 아주대학교병원 목공동호회에서 작은 작품들을 만들며 기운을 회복하고 있다.
환자를 돌보며 매 순간 보람을 느끼지만, 결과가 좋은 환자보다 그렇지 않은 환자가 먼저 떠올라 아쉬움이 더 크다는 김순선 교수. 그럴 때마다 다른 사람을 돕고 싶어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어린 시절의 꿈을 되새겨본다. 환한 웃음과 함께 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잔소리’로 다시 무장하고 오늘도 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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