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소중한 만남, 궁금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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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예영민 교수, 알레르기 완치 선물을 위한 끊임없는 도전

 

 

체내 면역 반응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알레르기. 원인이 쉽게 드러나지 않고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겪는 불편은 상당하다. 지역의약품안전센터장이자 알레르기내과 의사인 예영민 교수는 환자가 지치지 않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치료를 끌고 갈 수 있도록 돕는다.

 

 

쉽게 드러나지 않기에 더 흥미로운 알레르기의 세계


예영민 교수가 진료하는 알레르기내과는 일상에서 접촉하는 알레르기 원인물질로 인해 과도한 면역 반응이 발생하는 것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분야다. 흔히 알레르기 비염, 천식, 만성 기침, 아토피 피부염, 두드러기 같은 호흡기와 피부 알레르기 질환을 떠올리지만, 전신 과민반응에 의한 질환인 ‘아나필락시스 쇼크’와 같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피가 나는 증상처럼 눈으로 쉽게 원인을 확인할 수 없기에 더욱 어려운 분야다. 예영민 교수는 오히려 그런 특성 때문에 알레르기내과를 선택했다고 한다.


“어릴 때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탐정이 되고 싶었어요. 애거사 크리스티 소설 속 미스 마플을 좋아했는데, 사람들 얘기를 기억하고 관찰하면서 사건을 해결해내죠. 약학대학을 다니다가 환자가 치료되고 좋아지는 것을 관찰하고 싶어 의과대학으로 전향한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알레르기 항체가 몸 곳곳에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알레르기 치료를 선택한 것도 모두 호기심이 많고 관찰을 좋아하기 때문이었어요.”


은퇴 후 강원도 평창에서 농장을 운영 중인 75세 어르신은 예영민 교수에게 뿌듯함을 안겨준 환자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멀리 아주대학교병원까지 오는 노력 끝에 30년 동안 고생하던 두드러기가 완치됐기 때문이다.


“여러 병원을 전전했지만, 원인을 몰라서 답답하셨대요. 진료해보니 만성 두드러기였어요. 약을 잘 먹으면 조절 가능한데, 약을 독한 것으로 오해해 드시지 않았던 거예요. 일정 기간 규칙적으로 약을 드시도록 처방하고 차츰 진료와 약을 줄여보았어요. 완치하고 웃으면서 떠나시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뿌듯합니다.”

 


최선을 다해 치료하는 고마운 의사, 의사를 성숙시키는 고마운 환자


수많은 환자들의 알레르기 치료를 돕는 예영민 교수는 환자들을 보고 의사로서 한 단계 성숙하는 배움을 얻기도 한다. 한번은 밀가루에 든 물질 때문에 알레르기 쇼크가 오는 ‘밀가루 의존성 유동성 아나필락시스’ 환자를 진찰했다. 밀가루를 먹지 말라는 당부에 환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암 수술을 받고 밥을 넘기지 못하는데 겨우 국수 한두 가닥 먹는 것이라며 하소연을 했다.


“‘환자를 볼 때 질환으로만 보지 말라’던 은사님의 가르침이 떠올랐어요. 이후 환자가 밀가루 식사를 하면서 증상에 대처하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주었지만, 그동안 너무 병 자체에만 집중한 건 아닌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때로는 그 어떤 검사로도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소위 ‘특발성’으로 불리는 질환. 예영민 교수는 일상이 불편할 환자의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전신이 급격하게 이유 없이 붓는 환자가 전주에서 찾아왔어요. 밥만 먹어도 알레르기 쇼크가 왔는데 밀가루, 감자까지 알레르기가 생길 정도로 심했죠.


여러 검사를 해봤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없었어요.”


한 번에 낫게 해줄 수 없어 답답했지만, 최대한 환자의 증상이 호전되고 재발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중요했다. 우선 알레르기 반응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환자의 생활환경을 꼼꼼하게 파악했다. 그 결과, 갑작스럽게 많은 잔디 꽃가루에 노출되었던 직업 환경이 원인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예영민 교수는 환자의 산재 신청을 돕는 서류와 소견서를 써주었고, 그것이 받아들여져 환자는 알레르기 면역치료 및 항체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치료에 주체적인 환자를 만드는 좋은 의사를 꿈꾸다


예영민 교수는 알레르기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때면 진지한 탐구자가 되어 연구에 몰입한다. 지난해에는 그동안의 연구를 인정받는 좋은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다. 알레르기내과 박해심 교수와 함께 발표한 논문 ‘노인 천식에서 인지기능장애가 천식조절에 미치는 영향’이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소오 우수논문상’을 수상했고,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의 예후인자 전향적 연구’ 논문은 국내 최고 천식·알레르기 분야 학술지인 <AAIR> 최다 피인용상을 수상했다.


“박해심 교수님을 비롯하여 모든 연구원이 노력한 열매를 제가 수확한 겁니다. 아주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는 ‘2018 세계알레르기 우수센터’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수준 높은 병원에서 알레르기내과와 임상시험, 임상중개연구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덕분에 좋은 연구를 해낼 수 있었어요.”


알레르기내과의 연구 성과는 환자들을 도울 뿐 아니라, 예영민 교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이는 예영민 교수가 꿈꾸는 좋은 의사의 길이기도 하다.


“주체적인 환자가 되도록 도와야 좋은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의사 지시대로 치료만 받는 것이 아니라, 처방약을 제대로 알고 왜 복용해야 하는지 이해하여 환자 스스로 치료를 끌고 가야 해요. 저도 환자가 자신의 질병과 증상을 잘 알도록 돕는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영민 교수는 환자를 치료하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두고 연구로 자신을 채워 그 결과를 진료에 적용하는 주체적인 의사가 되고 싶다. 의사 예영민으로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은 후에는 또 다른 모습을 꿈꾸고 있다.


“제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연구한 논문을 환자, 보호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알레르기 가이드북’으로 만드는 일처럼요. 나중에 농사도 짓고 싶어요. 저희 아이들 말처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딸기를 키워도 좋겠지요.”


즐거운 상상으로 눈빛이 반짝이는 예영민 교수. 그의 바람 안에는 늘 환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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