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소중한 만남, 궁금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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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김형규 교수, 환자의 남은 삶의 질을 고민한다

 

 

이른 아침 환자들이 건강하기를, 수술이 무사히 잘 진행되기를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한 땀 한 땀 수술 부위를 봉합해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다. 환자가 병을 이겨나가는 과정을 함께하는 조력자로서 그 역할을 매일 성실히 감당한다는 김형규 교수. 환자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채우는 따뜻한 정성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본다.

 


아픈 환자의 마음까지 보듬다


김형규 교수에게는 어린 시절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이 하나 있다. 다리에 장애를 갖고 태어난 강아지를 치료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다. 당시 수의사였던 아버지는 강아지의 굽은 다리에 나무젓가락을 부목 삼아 대주셨다. 몇 개월 동안 말라비틀어진 다리로 절뚝거리던 강아지는 어느새 큰 불편 없이 다리를 잘 사용하고 있었다. 장애가 있는 생명을 치료하는 과정을 지켜보던 어린 그는 생명을 살리는 일에 경외심을 갖게 되었다.


“그때부터였을 겁니다. 병든 생명을 도와 삶의 질을 개선하는 일을 가치 있게 여기게 된 것이. 대학에 진학할 때에도 생명에 도움을 주는 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사람을 직접 마주하는, 생명을 돌보는 일에 마음이 더 가더군요. 아버지처럼 수의사를 꿈꾸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당신을 뛰어넘어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기를 바라셨죠. 그래서 다시 공부해 의사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김형규 교수는 갑상선암을 비롯한 내분비 관련 질환과 두경부 질환을 담당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갑상선암 환자를 주로 치료한다. 갑상선암은 우리나라 여성 발병 암 1위이지만, 조기 발견율이 높아 5년 상대생존율은 100.3%, 10년 상대생존율은 99.9%에 달할 정도로 예후가 좋다. 그렇다 보니 치료만 받으면 쉽게 낫는 병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흔하고 예후가 좋아도 환자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는 힘들어요. 주변 사람들이 별것 아니라는 반응까지 보이니 갑상선암 환자들의 스트레스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이 처한 상황에 공감하고 마음을 다해 위로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갑상선포럼카페에 게시된 환자들 글을 보면 마음으로 다가가는 김 교수의 진료 스타일을 알 수 있다. “천사를 만난 것 같다. 안정감 있게 위로하고 진찰해줘 감사하다”, “친절하고 세심하게 살펴주셔서 불안한 마음이 사라졌다”, “교수님의 따뜻한 미소와 친절한 설명에 마음을 놓았다” 등 환자들의 칭찬을 전하니, 김 교수는 몸이 아픈 사람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는 의사의 도리를 다했을 뿐이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인다.

 

 

 


삶의 질까지 고려한 최적의 치료


최근 갑상선암 치료는 치료 효과의 극대화뿐 아니라 치료 후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김형규 교수는 ‘갑상선암 치료는 의사가 환자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는 지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같은 환자라도 지나치게 적은 부위 또는 필요 이상의 부위를 수술하거나, 추가 치료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의 질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김 교수는 환자 나이, 직업, 진단 질병의 상태, 다른 질병 동반 여부 그리고 남은 삶과 활동 정도 등 환자 개개인의 상태를 꼼꼼히 고려하고, 그 환자가 수술 후 최상의 삶의 질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재발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직 전부를 제거하던 과거와는 달라진 큰 변화다.


“갑상선암은 조기 발견이 많아 대부분의 환자가 치료 후에도 오랜 시간 삶을 유지하기 때문에 치료법 선택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환자가 오페라 가수라면 고음 관련 신경은 환자의 목숨과도 같습니다. 이러한 경우 고음 관련 신경을 반드시 살리는 수술을 진행해야 합니다. 예후가 나쁜 다른 암을 동반하는 70대 고령의 어르신이라면 갑상선암을 즉시 수술하기보다는 경과를 관찰하며 관리하는 편이 더 낫습니다.”


그래서 김 교수는 환자의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남은 삶의 질을 고려해 수술과 치료의 득과 실을 따진다. 환자와 충분히 의논해 최적의 치료를 결정하고, 그럴 때 바로 최선의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의사로서 김형규 교수가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환자를 외래에서 만나 함께 기뻐하고 감사하는 순간이다. 특히 어렵거나 후유증이 예상되는 수술이라는 고비를 함께 잘 이겨낸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갑상선암 재발로 세 차례나 수술했던 환자도 그런 경우였다. 30대 후반 여성으로 암이 목소리 신경을 침습해 미세 가위로 겨우 신경을 살려낸 환자였다. 하지만 예후가 좋다는 유두암임에도 불구하고 이후 측경부에 암이 재발했고, 또 처음 수술 부위에서 다시 종양이 커져 수술을 세 번 했다.


“처음에도 그랬지만 세 번째 수술 때에는 목소리 신경까지 암이 퍼져 목소리 변화가 불가피했습니다. 젊은 환자이기에 목소리를 꼭 살리고 싶었습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종양을 조심스럽게 제거했지만 신경 모니터링에 신호가 없었습니다. 예상하던 결과였지만 마음이 무거웠는데, 수술 후 극적으로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기뻤던 순간입니다.”


세 번이라는 힘든 치료 과정 동안 단 한 번의 불평도 없이 그를 믿고 따라준 환자와 그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김형규 교수. 그 감사한 경험은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만든 결과가 아니었을까.

 


최상의 진료에 최선을 다하다


김형규 교수는 지난 3월 ‘아시아내분비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후지모토 최우수연구상을 수상했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 20개국 300명의 내분비외과 전문의가 참석하는 학술대회로, 후지모토 최우수연구상은 갑상선내분비외과 의사에게 최고 영예의 상이다.


“BRAF 유전자 변이가 없는 갑상선암에서 나쁜 예후를 갖는 환자를 분자유전학적으로 예측하는 모델을 제시하는 연구였습니다. 미국 연수 중 암유전자 아틀라스를 기반으로 연구하는 것을 배우신 이비인후과 선생님을 학회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논문을 진행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비용이나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지칠 때가 많은데, 이런 큰 상을 받아 큰 격려가 됐습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도전하고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연구하여 궁극적으로 갑상선암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현대 의학은 뛰어난 영웅 한 사람이 모든 환자를 치료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김형규 교수. 그는 아주대학교병원 각 분야의 전문성이 더욱 발전하고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지역사회 환자들이 최상의 진료를 받을 수 있기를 꿈꾼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는 데 도움이 되는 연구 결과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 안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마음으로 소통하는 김형규 교수가 있다.

 

 

 

 

 

Q 갑상선암은 착한 암일까?


A 국내 환자의 95% 이상에서 진단되는 유두암이나 여포암은 예후가 좋다. 진단방법의 발달로 조기에 발견되다 보니 수술 범위도 최소화되고 경과도 좋다. 합병증 없이 완치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러나 미분화암과 역형성암과 같은 일부 갑상선암은 진단 후 3~6개월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Q 갑상선암의 후유증은 무엇인가?


A 드물지만 목소리 변형이 대표적이다. 갑상선은 성대 움직임을 조절하는 신경과 목소리 높낮이를 조절하는 신경이 있는 부위다. 암이 신경을 침범하거나 수술 시 발생한 열로 인해 신경이 손상되면 쉰 소리와 같은 목소리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두 번째로 갑상선 전절제술 후 부갑상선 기능저하로 발생하는 저칼슘혈증이 있다. 이는 손 저림 등의 불편함을 야기한다. 이 외에도 목 부위 유착감과 수술 부위 상처 등을 가벼운 후유증으로 들 수 있다. 최근에는 가슴, 겨드랑이, 구강 등 잘 드러나지 않는 부위를 통한 로봇수술 방법을 사용한다. 암이 많이 진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이러한 방법이 가능하지만 아직은 비용 부담이 크다.

 


Q 5년이 지나면 완치인가?


A 갑상선암은 수술 후 5년간 상태가 좋더라도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20~30년을 두고 보면 갑상선암 환자의 20~30%가 재발하기 때문이다. 재수술 시에는 유착 정도가 심해져 목소리 신경이나 주변 구조물을 살릴 수 없을 수도 있고, 치료가 훨씬 더 어려워지므로 처음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치료 이후에도 재발에 대한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

 


Q 천천히 치료받아도 될까?


A 갑상선암은 진행 속도가 느린 암이지만 자의로 치료를 늦추면 위험하다. 과잉치료 논란 이후 환자가 자의로 암 상태를 지켜보다가 측경부까지 전이되어 수술한 경우가 몇 차례 있다. 갑상선암을 방치하면 암이 커져 주변 조직을 침범하거나 림프절 전이, 원격 전이를 일으킨다. 일부 유두암이나 여포암 환자의 경우 전이 속도가 빠른 역형성 암으로 발전한 예도 있다. 갑상선암을 진단받으면 가능한 한 빨리 전문의와 상의해 정확한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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