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소중한 만남, 궁금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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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삶의 갈림길에 선 환자들의 몸과 마음을 보듬는 곳, 완화의료센터장 이현우 교수

 

 

누구든 태어나면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이 마냥 편안할 수는 없다. 아주대학교병원 완화의료센터는 말기 암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줄이고, 삶과 죽음의 질을 높이는 보건의료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곳이다. 그 막중한 역할 뒤에 숨은 사명감을, 완화의료센터장인 종양혈액내과 이현우 교수로부터 들었다.

 

 


몸의 치료를 넘어 정서적 지지까지


말기암 환자와 가족들은 예기치 못한 상황과 고통에 직면할 때가 많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삶의 기로에 선 환자와 보호자들이 직면한 문제를 일찍 파악하고 평가하며, 신체 통증 이외의 기타 증상과 사회심리적, 영적인 문제를 포함한 고통을 덜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 완치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고 예방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아주대학교병원이 호스피스완화의료에 관심을 둔 것은 2007년의 일이다. 당시 개설한 통합의학센터는 보완요법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암환자를 대상으로 상담과 진료를 병행하는 역할을 감당해왔다. 2012년부터는 매년 ‘완화의료전문기관’으로 인증을 받았다. 이후 몇 차례 변화를 거쳐 아주대학교병원은 11병상의 완화의료 독립병동 운영을 시작했다. 국립이나 공공 기관이 아닌 사립병원인 대학병원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을 운영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 그러나 아주대학교병원은 경기도 유일의 ‘경기지역암센터’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암환자들의 돌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남다른 배려는 환자 1명당 간호 인력 1명에 달하는 환경에서 알 수 있다. 진료 주치의뿐만 아니라, 전담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성직자도 환자들의 돌봄에 참여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주치의가 동참하는 ‘마음건강클리닉’은 아주대학교병원 완화의료센터의 특징이다. 덕분에 2013년에는 국내 최초로 유럽종양학회(ESMO)가 인정하는 통합완화케어기관 인증을 받기도 했다.

 

 


환자의 삶을 이해하는 전인적 접근


오랜 기간 완화의료 주치의로 참여해오다 최근 센터장으로 부임한 이현우 교수에게도 이곳에서의 경험은 특별했다. 병동에서 만나는 환자들이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 알게 되면서, 진료를 넘어선 인간적인 교감의 중요성을 체감한 것이다.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일은 상상처럼 쉽지 않습니다. 환자들이 돌아가시기 두세 달 전에는 많은 증상이 나오고 심한 고통에 직면합니다. 그분들이 하루라도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이현우 교수는 이곳 센터의 목표가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환자의 임종 후 가족들의 애도 역시 센터의 역할 중 하나다. 임종 직전에는 병동 내에 마련된 임 종실에서 가족들이 환자와의 마지막 작별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임종 직전은 의료진의 시간이 아니라 가족들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가족의 죽음을 처음 겪는 것이기에, 이에 대한 교육도 필요합니다. 환자의 임종 후에도 2년간 3개월에 한 번씩 전담 사회복지사가 편지와 전화 등으로 연락해 안부를 묻습니다.”


스위스의 정신의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융은 “죽음은 출생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죽음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크다. 이현우 교수는 이러한 인식의 벽을 허물기 위해, 완화의료센터장으로서 호스피스완화의료와 관련한 연구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호스피스완화의료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이 분야에 대한 전문가 육성이 곧 환자들과 가족을 돕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이 마냥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마음으로 한 방향을 바라보는 사명감 어린 동료들이 있기에,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그 길을 걸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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