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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병원] 아주대학교병원, 첫 폐이식 성공

 


폐이식은 내과적인 약물로 치료가 어려운 말기 폐질환 환자에게 시행되는 수술이다. 그러나 폐이식은 국내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는 다른 장기이식에 비해 시행되는 건수가 비교적 적다. 아주대학교병원의 첫 폐이식 성공은 ‘감염 발생 위험이 높고 이식에 적합한 장기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은 일이었다.

 


폐이식의 새 역사를 쓰다


“폐이식은 내과적 치료에는 더 이상 반응이 없는 말기 폐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수술입니다. 이식 대상 환자의 폐를 절제하고 기증자의 폐장을 구득하여 이식하는 것이지요. 대표적인 병이 폐섬유증, 기관지 확장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입니다. 폐이식은 다른 장기에 비해 시행하는 건수가 비교적 적습니다. 폐가 호흡 시에 외부에 노출되는 장기이기 때문에 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기증 가능성이 있는 뇌사자들도 폐 감염이 쉽게 발생하여 이식에 적합한 장기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번 폐이식 수술을 집도한 흉부외과 함석진 교수의 설명이다.


폐이식은 전 세계적으로는 매년 4000례 이상 시행되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약 80례 정도가 시행된다. 타 장기이식 수술 시행 건수에 비해 성적이 현저히 떨어지는 어려운 수술인 까닭에 현재까지 오직 7개 병원에서만 이식에 성공했으며, 그나마도 대부분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이다.


“폐이식은 단순히 폐만 뗐다 붙이는 게 아니라 의학의 모든 영역이 포함되는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술 자체는 전체 과정의 30% 정도나 될까요? 흉부외과, 호흡기내과, 감염내과를 포함한 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거의 모든 과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요. 우리 아주대학교병원의 강점이 이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모든 의료진들이 관심을 갖고 진료에 도움을주고 계시니까요.”


금번에 폐이식을 받은 김경님 환자는 2013년도에 폐섬유증 진단을 받고 증상이 점차 악화되어 지난해 4월부터는 산소 없이는 거동을 못했다. 산소를 떼고 움직이면 산소 포화도가 50%까지 떨어져 화장실 조차 가기 힘들 정도로 일상생활을 전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 환자는 수술 후 12일 만에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퇴원했고, 이러한 결과는 다른 병원에 비해 상당히 빠른 회복을 나타냈다. 함석진 교수는 이번에 수술을 받은 환자가 매우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식을 받겠다고 등록을 하고 적절한 기증자가 나타날 때까지 수개월을 기다려야 합니다. 기증자가 너무 적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대기를 하던 중 상태가 악화되어 사망하는 환자분들도 많습니다. 이 환자분은 올해 3월에 이식 대기자로 등록을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적절한 기증자가 구해졌어요. 매사에 자신 있고 긍정적인 환자분의 성격이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온 것 같습니다.”

 


폐이식의 새로운 장을 열 터


현재 폐이식은 뇌사판정을 받은 사람에게서만 기증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두고 함석진 교수는 여러 문제점을 지적한다. 우선, 뇌사의 주요 원인이 교통사고 같은 외상 환자인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사고 당시에 이미 폐가 다치는 경우가 많아 이식에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폐가 감염이 쉬운 장기인 것도 문제점 중 하나로 꼽는다.


“일반적으로 뇌사자 가족들이 간, 콩팥을 이식하기 위해 적출하는 것에는 거부감이 별로 없습니다. 반면, 심장이나 폐 같은 장기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심해서 기증을 잘 안하려고 합니다. 생체 폐이식은 위급한 환자에서 뇌사자를 구하지 못할 때 시행할 수 있지만 일장일단이 있어요. 주로 가족이 되기는 하겠지만 건강한 사람의 폐를, 그것도 두 명의 기증자를 구해야 하고 수술이 100%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실패했을 때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지요.”


함석진 교수는 생체 이식보다 사체에서 폐를 이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본인의 의견을 피력했다. “심장까지 멈춘 사망한 환자의 폐가 의외로 건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법적으로 심장이 멎은 환자의 폐장도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있어요. 생체와 심정지 환자의 폐장을 다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폐이식을 좀 더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뇌사자의 장기기증이 늘어나야 하겠지요. 지속적으로 장기 기증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함석진 교수는 현재 체외폐순환장치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이식에 쓰기 어려운 불량한 폐를 구득하여 수술실에서 이 장치를 이용해 폐를 좋게 만든 후, 실제 이식에 적합한지를 보는 것으로, 이미 외국에서는 임상에 쓰이고 있는 단계이다.


“우리나라는 법적·비용적인 문제 때문에 아직까지 환자에게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장치가 상용화된다면 폐이식 성공률이 높아지고, 혜택을 받는 환자들이 늘어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중증 폐 질환자에게 막연했던 기대 대신 구체적인 희망을 갖게 한 아주대학교병원의 폐이식 수술. 이 성공이 장기기증의 점차적인 확신과 함께 보다 많은 환자에게 더 나은 삶을 선물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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